📝 한줄 요약
위키를 슬라이드로 변환하는 데 성공한 뒤, 같은 방법으로 사업계획서와 할 일까지 뽑을 수 있을까를 실험했다. 그러다 "문서를 잘 쓴다는 게 뭘까"에서 사업계획서 양식에 도착했는데, 진짜 값어치는 문서가 하나 더 나오는 게 아니라 기획 자체가 탄탄해지는 것이었다.
바쁘시면 이것만 읽어도 돼요:
- 위키 한 벌에서 슬라이드가 나오는 건 이미 확인했다(지난 글). 그럼 사업계획서·할 일도?
- "문서를 잘 쓴다"를 파다가 → 사업계획서 항목대로 위키를 쌓자는 아이디어에 도착
- ★ 부수 효과가 더 컸다 — 항목이 곧 체크리스트라 기획이 촘촘해지고, 수익화까지 생각하게 된다
- AI에게 할 일을 뽑게 했더니 원본과 21개 중 4개만 글자가 같았다. 매번 달라지니 믿을 수가 없다
- 문서 구조를 기계가 그대로 읽게 바꿨더니 마일스톤 5개·할 일 21개가 매번 똑같이 나왔다
- 다만 설계 문서에서는 잘 안 뽑혔다. 설계는 판단을 적는 문서지 계획 문서가 아니라서
🎯 이런 분들께 도움돼요
- AI로 프로젝트를 굴리는데 문서를 여러 벌 쓰는 게 지겨운 분
- 만들기는 시작하는데 "그다음 어떻게 팔지"에서 막히는 분
- AI한테 계획을 뽑게 해봤는데 매번 다른 게 나와서 못 믿겠는 분
😫 문제 상황 (Before)
며칠 전에 위키 문서에서 발표 슬라이드가 저절로 나오게 만들었다. 슬라이드용 파일을 따로 만들지 않고, 원래 있던 글을 화면이 알아서 잘라 보여주는 방식이다.
그때 알게 된 게 있었다. 변환이 안 되는 부분은 하나같이 원래부터 안 읽히던 문단이었다. 그래서 규칙을 손보는 대신 원문을 다듬었더니 한 챕터 14장이 전부 한 화면에 들어갔다. 슬라이드도 글도 같이 좋아진 것이다.
그러면서 질문이 남았다. 슬라이드가 되면 다른 것도 되지 않을까?
내가 같은 얘기를 세 번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. 기획할 때 한 벌, 사업계획서 쓸 때 또 한 벌, 할 일 정리할 때 또 한 벌. 형식만 바꿔서 세 번 쓰다 보면 어느 게 최신인지도 헷갈린다.
🛠️ 사용한 도구
- 도구: Claude Code (VS Code 확장) · 모델: Claude Opus 5
- 기간: 이틀 (문서와 실험 위주, 코드는 거의 안 건드림)
🔧 작업 과정
"잘 쓴다"가 뭘까 — 사업계획서 양식이 떠올랐다
슬라이드가 됐으니 다른 것도 뽑아보자는 생각까지는 쉬웠다. 문제는 원천이 되는 문서가 어떻게 생겨야 하는지를 모르겠다는 것이었다.
그러다 떠올랐다. 위키를 사업계획서 항목대로 쌓아보면 어떨까?
처음엔 "그러면 사업계획서를 따로 안 써도 되겠네" 정도였다. 그런데 따져볼수록 다른 게 더 커 보였다.
첫째, 항목이 곧 체크리스트라 기획이 촘촘해진다. 사업계획서에는 문제·고객·가치제안·수익 모델·채널이 이미 잘 짜여 있다. 그 칸을 채우는 것만으로 빠짐없이 기획하게 된다.
둘째 — 이게 진짜 큰데, 수익화까지 생각하게 된다. 사업계획서는 원래 투자를 받으려고 쓰는 문서다. 그런데 투자라는 게 결국 판매와 비슷하다. 남에게 돈을 받는 일이니까. 그 양식을 쓰면 내 프로젝트가 돈이 되는 마지막 단계까지 고려하면서 기획하게 된다.
보통은 만드는 데까지만 하고 나서 "이제 이걸 어떻게 하지?"로 힘들어한다. 만들어놓고 파는 걸 고민하니 늦는 것이다. 양식이 그 칸을 미리 물어봐 주면 처음부터 고려하게 된다.
셋째, 덤으로 상세페이지가 나온다. 크라우드펀딩 상세페이지 항목이 사업계획서와 꽤 겹친다. 문제·해결·왜 우리인가. 한 벌 잘 쌓아두면 꺼내 쓸 수 있다.
그럼 할 일도 뽑히나
내 최종 목적은 대시보드다. 계획과 진행을 한 화면에서 보는 것. 그러려면 문서에서 할 일까지 나와야 한다.
사업계획서에는 보통 상세 계획과 일정도 들어 있으니 될 것 같았다. 그런데 그동안 나는 AI와 대화만 하면서 작업했다. 문서가 안 남는 방식이다. 그래서 이번엔 순서대로 제대로 써보기로 했다.
PRD부터 시작해서 제대로 작성하면서 진행하고 싶어기획 문서를 쓰고, 요구사항을 정리하고, 설계 문서까지 만들었다. 중간에 한 번 반려도 했다. AI가 정리해준 요구사항을 읽어보니 그동안 한 얘기를 모아놓은 것이지 체계가 아니었다.
✅ 확인한 것: 원인은 맨 위에 전체 그림 한 장이 없어서 항목들이 부스러기로 읽힌 것이었다. 그림 한 장을 따로 만들고 요구사항에 번호를 붙이니(REQ-01, REQ-02…) "이거 됐나?"로 추적되는 문서가 됐다.
AI가 뽑아준 할 일이 원본과 4개만 같았다
설계 문서에서 할 일을 뽑아 계획 파일에 옮겨 적었다. 그런데 하다 보니 이상했다. AI가 문서를 읽고 머릿속으로 쪼개서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.
그래서 대조해봤다. 원본 문서에 있는 문장과, 옮겨 적힌 문장을.
✅ 확인한 것: 개수는 21개로 같았는데 글자까지 똑같은 건 4개뿐이었다.
옮기면서 무의식적으로 줄어 있었다. "양식 1장 쓰기"가 "양식 1장"이 되고, "섞어 안 깨지는지"가 "섞어도 안 깨지는지"가 됐다. 한 글자 차이지만 기계는 이걸 다른 일로 본다. 나중에 문서를 고쳤을 때 "이게 그거인가"를 대조할 수 없어진다.
하루 전에 옮긴 게 하루 만에 이 상태였다.
그래서 추론을 버리고 파싱으로 갔다
이때 생각이 바뀌었다. AI가 문서를 읽고 이해해서 할 일을 만드는 방식이 문제였던 것이다. 그러면 매번 조금씩 달라진다.
문서 자체에 제목 태그가 있고 리스트 태그나 순서 태그가 있잖아.
거기에 따라 자동으로 트리 구조가 만들어지니까,
그걸 그대로 할 일로 변환하면 되는 거 아닌가?이해하지 말고 구조만 기계적으로 읽게 하자는 것이다. 40줄짜리 짧은 스크립트로 확인해봤다. 문서에는 체크박스도 표시도 하나 안 넣었다.
✅ 확인한 것: 마일스톤 5개, 할 일 21개가 그대로 뽑혔다. 그리고 몇 번을 돌려도 똑같이 나왔다.
규칙은 이것뿐이다.
| 문서에 있는 것 | 뽑히는 것 |
|---|---|
번호가 붙은 제목 (3단계 — 성장) | 큰 목표 |
번호 목록 (1. 2. 3.) | 순서가 있는 할 일 |
그냥 제목 (제약, 판정) | 안 뽑힘 — 설명이니까 |
이게 이번 실험의 제일 큰 수확이다. AI가 이해해서 만들면 매번 달라지지만, 구조를 기계가 그대로 읽으면 매번 같다. 그리고 양식이 바뀌어도 바뀐 양식대로 읽으니 그대로 따라온다. 문서를 고칠 필요가 없다.
그런데 설계 문서에서는 잘 안 뽑혔다
계획이 어긋난 지점이 있었다. 나는 원래 상세 계획 문서에서 할 일을 뽑을 생각이었는데, AI가 설계 문서 안에 계획까지 넣어버려서 거기서 뽑게 됐다. 그리고 헐거웠다.
처음엔 문서의 구조를 더 잘 쓰면 되는 문제라고 봤다. 실제로 다듬으니 조금 나아졌다. 그런데 계속 부족했고, 결국 다른 결론에 왔다.
설계 문서는 그냥 설계 문서일 뿐이야. 상세 계획 문서가 아니잖아설계 문서를 열어보면 방법 비교표, 실측 근거, 순서를 왜 바꿨는지, 안 하기로 한 것으로 차 있다. 전부 판단과 근거다. 할 일은 부록처럼 붙어 있다. 애초에 할 일을 뽑으라고 쓴 문서가 아니니 누락이 생기는 게 당연했다.
그래서 층을 하나 더 두기로 했다.
설계 문서 → 왜 이렇게 하나 (판단·근거)
상세 계획 문서 → 무엇을 어떤 순서로 → 여기서 큰 목표가 나온다
실행 문서 → 실제로 이렇게 한다 → 여기서 할 일이 나온다실행 문서는 튜토리얼에 가깝다. "이렇게 하면 된다"를 적는 문서라 거기서 뽑으면 누락이 적을 것이다. 그리고 그 문서는 나중에 그대로 사례글이나 강의 자료가 된다.
✅ 결과 (After)
| 항목 | Before | After |
|---|---|---|
| 기획 문서 | 대화로만, 안 남음 | 그림 한 장 → 요구사항 → 설계 |
| 요구사항 | 없음 | 번호로 추적 가능 |
| 할 일 만들기 | AI가 읽고 옮겨 적음 | 문서 구조에서 기계가 파싱 |
| 같은 문서를 다시 뽑으면 | 매번 달라짐 (21개 중 4개만 일치) | 매번 똑같음 |
아직 안 된 것
할 일 뽑기는 절반만 됐다. 구조만으로 뽑히는 건 확인했는데 설계 문서에서 뽑으면 누락이 생긴다. 다음은 상세 계획 문서와 실행 문서를 만들고 거기서 다시 뽑아보는 것이다.
그리고 사업계획서 양식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도하지 않았다. 기존에 있던 사업계획서로 변환을 시도해보긴 했는데 잘 안 됐다. 다만 그 문서들이 애초에 뽑히기 좋게 쓰인 게 아니라서, 양식 탓인지 문서 탓인지는 아직 모른다.
💬 이 과정에서 배운 AI 활용 팁
효과적이었던 것
- 말로 따지지 말고 짧게 돌려본다. "문서 구조에서 할 일이 뽑히나"를 한 시간 논의하는 것보다 40줄 스크립트가 빨랐다. 그리고 논의로는 절대 안 나왔을 숫자(21개 중 4개)가 나왔다
- AI가 이해해야 하는 자리와 기계가 세는 자리를 가른다. 문서를 쓰는 건 AI가 잘하지만, 문서에서 뽑는 건 기계여야 한다. 매번 같은 답이 나와야 하는 일에 추론을 쓰면 안 된다
- AI가 요구사항을 지어내지 않게 한다. 내가 예전에 한 말을 기록에서 찾아오게 하고 빠진 칸만 질문하게 했다
이렇게 하면 안 돼요
- 문서 사이를 번호로 가리키지 말 것. "설계 문서 1단계 참고"처럼 적으면 순서가 바뀔 때마다 다 고쳐야 한다. 이틀 동안 순서가 두 번 바뀌었고 그때마다 여러 곳이 어긋났다. 이름으로 가리키면 안 깨진다
- 같은 내용을 두 문서에 적지 말 것. 요구사항 문서와 설계 문서가 같은 목록을 갖고 있었더니 하나를 고칠 때마다 다른 쪽에 옛 정보가 남았다
- AI가 만든 걸 그대로 받지 말 것. 이번에도 두 번 틀렸다 — 요구사항이 부스러기가 됐고, 순서를 잘못 옮겼다. 읽어보고 아니면 반려하는 게 품질 장치다
🌍 다른 업무에 적용한다면?
- 제안서를 자주 쓰는 일 — 사업계획서 항목으로 위키를 쌓아두면 제안서·소개서·상세페이지가 같은 원천에서 나온다
- 강의나 교육 자료 — 커리큘럼 문서를 잘 써두면 슬라이드·교재·과제 목록이 같이 나온다
- 핵심은 형식마다 파일을 따로 만들지 않는 것이다
🚀 앞으로의 계획
- 상세 계획 문서와 실행 문서를 만들고 거기서 할 일을 다시 뽑아본다
- 사업계획서 양식을 제대로 만들어 프로젝트 하나를 그 양식으로 쌓아본다
- 최종 목표는 미션 하나를 주면 AI가 문서와 할 일을 스스로 만들고 끝까지 진행하는 것이다. 지금 문서 작업이 무거워 보이는 이유가 그것이다 — 대화로만 할 거면 필요 없지만, 자동으로 돌아가게 하려면 필요한 투자다
📋 재사용 가능한 프롬프트
프롬프트 1: 문서에서 할 일이 뽑히는지 실제로 재보기
이 문서에 체크박스나 표시를 하나도 넣지 말고, 제목과 번호 구조만 읽어서 큰 목표와 할 일 목록을 뽑아봐. 짧은 스크립트로 실제로 돌려보고 결과를 보여줘. 그리고 내가 정리해둔 목록이랑 글자까지 대조해서 몇 개가 같은지 세어줘.
프롬프트 2: 요구사항을 지어내지 않게 하기
이 프로젝트의 요구사항 문서를 만들어줘. 단 조건이 있어. 내가 예전에 한 말들(작업 기록·대화 기록)에서 찾아온 것만 쓰고, 네가 지어내서 채우지 마. 못 채운 칸은 비워두고 나한테 물어봐. 어디서 가져온 건지 날짜도 같이 적어줘.
프롬프트 3: 계획을 갈아엎을 때 옛 할 일 처리하기
계획을 새로 세웠는데 예전 할 일들이 남아 있어. 하나씩 새 계획에 대조해서 ①이미 된 것 ②새 계획에도 있는 것 ③자리가 없어진 것으로 갈라줘. ③은 지우지 말고 "안 하기로 함" 표시만 하고 왜 그런지 한 줄 적어줘. 판단이 애매한 건 나한테 물어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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